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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이,
이대로 괜찮은가요?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_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동녘)

Writer. 오승주 Editor. 장예지

*이 칼럼은 글라이더 출판사와 웹진 베페의 제휴 컨텐츠입니다.

너무 조숙한 우리 아이

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워서 걱정이신가요? 가끔 순진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예리하게 어른들의 비밀을 파고들 때는 식은땀이 날 것 같죠? 저는 그런 상황을 일상적으로 겪다 보니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모호해졌어요. 매일 많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두 가지가 놀라웠죠.

첫 번째, 아이들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하고 제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는다는 점이에요. 두 번째는 아이들의 놀라운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음에도 아이들은 미성숙하고 불안정하다는 제 편견이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놀라움이 거듭될수록 저도 모르게 아이들을 가르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빠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

넌 큰 인물이 될 거다, 요 녀석.
네 이름을 ‘주제’(José, ‘요셉’의 포르투갈 식 발음)라고 지은 것도 우연이 아니라니까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주변에 많은 ‘제제’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제뿐 아니라 자기 사정에 빠져 있는 제제 아빠도 있고, 제제를 꼬마 악마처럼 다루는 잔라다 큰누나와 또또까 형, 따뜻하게 돌봐주고 지켜주는 글로리아 누나, 제제를 믿고 따르는 동생 루이스 왕, 동생보다 연애에 더 관심이 많은 랄라 누나도 있죠.

가족 소설과 성장소설의 고전인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거울이 많은 방처럼 제 주변을 다양하게 비춰줘요. 제제는 매 맞고 심한 장난을 치고 험한 말을 하는 아이죠. 절절히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불운에 시달려요.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모두 가진 환상세계의 제제. 제제 속에 들어 있는 악마는 언제 나타나고, 언제 천사가 춤을 출까요? 그 비밀은 제제의 말 속에 담겨 있어요.

“왜 날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아버지를) 제 마음속에서 죽이는 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언젠가 죽어요.”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제제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그릇이 비어 있거나 누군가 발로 차버릴 때마다 악마가 튀어나오고, 누군가 가득 채워줄 때는 천사가 춤을 추죠. 모든 어린이가 이와 같아요. 다만 제제처럼 악마가 튀어나오지 않고 마음 안에 틀어박혀 씩씩거리는 경우는 더 위험해요.

아이를 동료로 대하는 방법

뽀르뚜가 아저씨는 제제를 아이로 보고 있지 않아요. 진정한 동료로 보고 있어요. 뽀르뚜가 아저씨와 제제는 말 그대로 ‘두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에요. 제제의 영혼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인물은 뽀르뚜가 아저씨와 쎄실리아 선생님뿐이에요. 제제는 그들에게만 영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요. 아이들의 영혼을 보려면 어른들도 남다른 노력을 해야 해요.

저는 우리 아이들의 재능이 꽃피지 못하고 가능성에만 머무르는 지금 상황이 답답해요. 왜 아이들은 발견되지 못하고 있을까요? 어른의 눈과 아이의 눈이 명백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지나치게 조숙하게 느껴진다면 부모 역시 성숙한 태도로 대하면 돼요. 아이가 돈이 많이 들어서 태권도장에 다니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태권도 연습을 열심히 해서 돈 생각을 잊어버리게 해주면 좋겠다고 대답해주면 돼요.

Q. 아이가 벌써부터 학원비, 생활비, 차 기름 값 같은 걸 자꾸 물어보네요

A. 창문과 커튼을 닫았다고 아이가 비가 오는 걸 모를까요? 하지만 일부러 비를 구경하라고 밖으로 떠밀 필요는 없지요. 비 오는 풍경을 구경하며 비의 원리를 이야기하듯, 돈을 벌고 쓰는 경제활동에 대해서 자유롭게 대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아이가 돈에 대해서 오해하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가 아빠에게 그랬듯 “아빠가 가난뱅이라서 진짜 싫어”라고 원망할지 모르니까요.

인문 고전으로 하는 아빠의 아이 공부
오승주 지음 | 글라이더 펴냄

31편의 고전 속 많은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아빠 육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책이에요. 저자는 인문 고전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고, 아버지의 모습을 성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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